Heavy Duty Q&A

태생적으로 인간이 궁금함(호기심)을 느끼는 이유는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두려움이 궁금함을 낳고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워크룸 프레스는 헤비듀티를 출간한 출판사입니다. 그들에게 우리의 궁금함을 물었고 이 문답을 통해 좀 더 풍성하게 이 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우리 모두 더 더 궁금해하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워크룸 프레스 그리고 편집자이신 민구홍 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https://www.webelieveinstyle.net/fashion-is-a-film-love-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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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았던 질문은 워크룸 프레스에서 40년이 지난 이 책을 왜 번역한 것 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전부터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혹은 어떤 계기로 번역 작업에 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헤비듀티』는 ‘실용 총서’ 가운데 한 권으로 기획된 책입니다. ‘실용 총서’의 모토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에는 실용이었으나 오늘날 실용만으로 기능하지 않는, 과거에는 실용이 아니었으나 오늘날 실용으로 기능하는 자료를 발굴합니다. 아름다운 실용의 세계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1977년 당시 ‘헤비듀티’라는 개념을 패션을 넘어 일상에 정착시킨 『헤비듀티』의 실용성이 40여 년이 지난 한국, 그것도 알게 모르게 이미 헤비듀티를 취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실용 이상으로, 또는 실용과는 약간 엇나간 지점에서 받아들여지리라 생각했습니다. 원서나 『홀 어스 카탈로그(Whole Earth Catalog)』 같은 잡지에 대한 관심도 일찍이 있었습니다. 「러브 스토리(Love Story)」나 책에도 소개된 「로빈슨 가족(The Adventures of the Wilderness Family)」도 좋아하는 영화 가운데 하나였고,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이 입은 옷이 무척 멋있고 실용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일본 아마존에서 『헤비듀티』를 검색하고 있었죠.

Q. 헤비듀티 책이 발간되면서 미국의 옷과 아이템을 즐기는 남성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저자인 고바야시 야스히코 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요. 워크룸 프레스에서 헤비듀티 한국어판을 출간하는 데 있어 고바야시 야스히코 씨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고바야시 야스히코 씨와 직접 소통하지 않아 직접 의견을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짐작건대 2013년에 난데없이 초판(1977년)을 복각하고 싶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출간된 지 40년 가까이 지난 책이, 그것도 일본도 아닌 한국에서 과연 어떻게 읽힐까요?” 한편, 원서와 많이 다른 디자인에 대해서는 넌지시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 결과물을 직접 본 뒤에는 아주 만족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Q. 헤비듀티의 저자 서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1977년 내용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큰 매력으로 와닿습니다. 헤비듀티 책을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일단 추천해드리는 방법은 『헤비듀티』를 복식 매뉴얼로 읽는 것입니다. 봄가을, 여름, 겨울에 따라 자신의 아이템을 분류해보고 책에 소개된 것들과 비교해보는 거죠. 자신의 취향을 함께 고려해 새로 채우거나 교체해야 할 것은 없는지도 살펴보고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착장 시스템을 구축해보는 거죠. 물론 지금은 사라진 브랜드도 있을 테고 그 자체로 수고스러운 일일 수는 있겠지만 고바야시 야스히코 씨의 의견에 따르면 그 또한 ‘헤비듀티의 정신’, 즉 ‘물건에 대한 다정함’을 실천하는 거겠죠. 다른 방법은 본래의 헤비듀티와 지금 한국에서 소비되는 헤비듀티의 간극을 가늠해보는 척도로 읽는 것입니다. ‘헤비듀티’가 단지 그럴듯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는 점만 알아도 소비자로서 좀 더 예민한 눈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소비자의 관점으로 말씀드렸지만, 바람이 있다면 패션 분야뿐 아니라 모든 현장의 생산자분들이 많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책에 ‘진짜’로서 소개된 아이템들의 생산지가 특정 국가에 편중된 편인데, 내 친구와 이웃이 만든 ‘진짜’를 더 많이 더 자주 만나고 싶습니다. 아웃도어 환경에서 태동한 것과 무관하게 헤비듀티는 어느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의외로 워크룸 프레스의 실용 총서의 표지 디자인과 <생활공작>편의 앵무새, <헤비듀티>의 여우에 대한 물음도 있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실용 총서’가 ‘실용’에 관해 탐구하는 만큼 책의 디자인도 실용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물도 (저희 기준에서) 보기 좋으면서 작업 과정도 간편하도록이요. 결국 앞표지에는 책의 제목을 큼지막하게, 뒤표지에는 책의 내용을 재현하거나 함축하지 않는 그저 귀엽기만 한 동물 사진을 넣자는 큰 원칙을 세우고, 어떤 동물이 좋을지는 작업을 하면서 (되도록 내용과 무관해 보이는 쪽으로) 그때그때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 각 동물의 의미보다는 다음에는 어떤 동물이 뒤표지를 장식할지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실용 총서’의 다음 책은 음악에서의 실용을 다룹니다. 영국의 일렉트로닉 밴드인 KLF가 쓰고 아이돌로지(http://idology.kr) 편집장 미묘 씨가 지금 번역 중인 『히트곡 제조법』입니다. 동물은 곰이고요.

미야가와 스포츠의 사코슈
미야가와 스포츠의 사코슈

Q. 헤비듀티 책의 출간을 기념하여 미야가와 스포츠의 사코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가졌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헤비듀티 아이템 혹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데요. 워크룸 프레스만의 헤비듀티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브랜드라기보다는 아이템에 가까운데, 일반적으로 코팅하지 않은 인쇄용지를 가리키는 ‘모조지’를 꼽고 싶습니다. 익명적이고 평범한 느낌이 매력적이라 작업할 때 애용하는 편입니다. ‘모조지(模造紙, vellum paper)’라는 명칭은 1878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 일본이 자국의 가죽 종이를 본뜬 종이를 출품했고, 이를 오스트리아의 한 제지 회사가 상품으로 개발하면서 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모방품의 모방품인 셈이라 ‘진짜’를 지향하는 헤비듀티에 걸맞지 않은 것 같지만요.

Q. 헤비듀티를 읽고 나서 앞으로도 이와 같은 책들이 많이 번역되고 출간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은 댓글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또다시 번역이 될 패션, 생활을 기반으로 한 책들이 출간 예정에 있는지 있다면 어떤 책들이 예정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패션붑(https://www.fashionboop.com)’을 운영하고 『패션 vs. 패션』, 『레플리카』를 쓴 패션 칼럼니스트 박세진 씨의 신간을 준비 중입니다. 한마디로 구입에서 관리, 수선, 폐기까지 일상복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관한 책입니다. 일상복과 하이패션의 경계가 사라진 지금, 하이패션 속의 일상복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요. 『헤비듀티』와 연결해보자면, 이 책에서 다룬 실용의 지점을 박세진 씨의 관점으로 파고들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비듀티』와 함께 읽으시면 의복 생활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헤비듀티』처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자료가 있다면 workroom@wkrm.kr 앞으로 제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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